2015 08 키 김기범 그라치아 GRAZIA Key

화보 기사 인터뷰/인터뷰 잡지

SHINee's WAY

8년 차인데 여전히 상큼한 비주얼, 유니크한 감성,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보컬 밸런스, 격렬한 퍼포먼스를 소화하는 프로 아이돌이자 라이브 장인들. 따로 또 함께 빛나는 샤이니.


#
​요즘 뭔가 '포텐셜'이 터지는 느낌이에요. 연이은 뮤지컬에, 음악 방송 MC에 <키스 노하우>까지.
이게 어떻게 된 거냐 하면요. 항상 상상을 해왔고 제가 하고 싶었던 일들이 있었는데 정말로 한꺼번에 여러 개의 일이 들어왔어요. 그것도 '아, 이렇게 하면 내가 제대로 해볼 수 있겠구나' 싶었던 찰나에.

정말 우연처럼 같은 시기에?
네. 뮤지컬도 방송도 한 번에 다. 그래서 저도 좀 신기해요. 재밌기도 하고.

​아, <주문을 걸어>라는 요리 프로그램까지 새로 시작했잖아요.
라이프 스타일에 관련된 쪽에서 저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게 트렌디한 요즘 감성이죠. <키스 노하우>는 정말 본인이 다 기획해요?
주제는 상의하는데 제가 다 찍어요. 사실 이게 정식 촬영이었는데 제가 한 번 찍어서 보냈더니 그게 더 낫겟다고, 점점 일이 커지고 있어요.

​그래도 스케줄 자체가 일종의 이벤트들이잖아요.
네. 대기실 다니면서 다른 연예인들도 찍고. 그냥 자연스러운 모습을 최대한 많이 담으려고 해요. 제 일상을 보여주면 되니까 저도 편해요.

'자연스럽게'가 정말 어려운 건데.
제가 <마리텔>에서 막 화장을 지우고 그랬던 것도 마음의 준비를 했기 때문이에요.

다 지우고 보여줄 마음의 준비?
네. 그걸 보여준다고 세상의 판도가 바뀌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어차피 저는 <마리텔>이 인기 있는 방송이라서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정말 콘텐츠 승부를 하고 싶었거든요. <키스 노하우>도 마찬가지인데 일단 좋은 걸 알려드리고 싶고, 제가 평소에 일할 때 너무 텐션이 있는 기분이어서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냥 저라는 사람 자체를요. 올해가 그런 시기랄까.

데뷔하고 어느덧 만 7년이 흘러 지금이 그런 시기군요.
그렇죠. 그전까지는 저도 연예인은 뭔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어요. 예를 들면 항상 메이크업을 하고 준비된 상태여야 한다거나.

그런데 피부가 정말 좋네요. 방송 볼 때도 따라 하고 싶더라고요.
하하. 저는 정말로 다 써보고 진짜 효과가 좋아던 걸 보여드린 거예요.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는 것 같고요.

​숙소에서 살다가 독립해 보니 어때요?
여러 가지로 경험이 돼요. 혼자 사는 게 적성에 딱 맞아요.

그럴 거 같아요. 취향이 뚜렷한 만큼 혼자여야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정말 그래요. 혼자 살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할까요. 하하. 기본적으로 일할 때가 아니면 최대한 혼자 해결하려고 해요. 그게 마음이 편해서요.

워낙 일찍 데뷔했고 항상 주변 어른들의 케어를 받으면서 자랐을 것 같은데요.
엄마가 아이 때도 혼자 홈스테이 보내고 그랬어요. 외동이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그렇게 자라서 지금도 막 돌아다니는 거 좋아해요.

지난해 일본 투어는 도쿄 돔으로 아름답게 마무리했지만, 샤이니로 한국 무대는 정말 오랜만이었잖아요. 어땠어요?
이제 저희도 연차가 있고 공백기가 길었기 때문에 이번엔 정말 경쟁력 있는 앨범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모두가 그런 생각이었던 거죠. 다들 같은 마음으로 좋은 작품이 나온 기분이어서 활동하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누구한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은 앨범이 오랜만에 나온 거 같아요. 그전 앨범이 부끄럽다는 게 아니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이에요. 저희가 떳떳하니까 노래하는 것도 그렇고 무대 애티튜드가 확실히 달라지더라고요.

​요즘 트렌드이긴 하지만, 그 옛날 스키니 진을 입고 나왔던 샤이니가 와이드 팬츠를 입은 것도 재미있었어요.
처음에 스타일리스트는 제작을 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딥 하우스 장르에 유니폼은 진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신중하게 옷을 골라보자고 했어요. 1980~90년대 올드 스쿨과 지금 가장 핫한 코드 말고 신인 디자이너들의 의상을 적절히 섞어서 새로운 비주얼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다행히 그런 의도를 잘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의상 콘셉트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편이군요. 이번 리패키지 의상에도 관여했나요?
도쿄 돔 공연 때부터 계속 의견을 냈어요. 그런데 아쉽지만 이번 리패키지 앨범은 제가 스케줄이 너무 바빠서. 하하.

​개인적인 음악 취향은 요즘 어느 쪽에 꽂혀 있어요?
저는 진짜 음악 안 가리는 편이에요. 요즘은 뮤지컬 때문에 다른 음악을 잘 못 들어요. 작품 하는 동안은 그 노래에만 집중해 이미지를 계속 떠올리거든요. 작품이 끝나면 또 안 알려진 아티스트 노래를 찾아 듣고 그래야죠.

​이번 앨범 수록곡 '얼라이브'의 랩도 좋더라고요. 오랜만이란 느낌도 들고.
그것도 살짝 계획에 있었어요. 데뷔 때처럼 민호랑 제가 랩을 많이 해보자. 리패키지 앨범에서도 아마 제대로 랩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거예요.

<체스>에 이어 바로 <인 더 하이츠>까지, 뮤지컬 활동도 계속 이어지네요.
무대 경험으로는 정말 최고예요.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구나'라는 확신도 생기고 라이브감도 배우고요. 무대 연기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하고 싶어요.

​작품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나요?
이 작품이 제게 뭘 가져다줄지에 대해 고민해요. <인 더 하이츠>는 제 나이에 맞게, 정말 재밌게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전에 했던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작품이었고, 최근 마친 <체스>도 너무 힘들지만 제가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을 했어요.

요즘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면요?
일이오. 지금 일하는게 재밌어요.

에이, 너무 모범 답안이잖아요.
하하. 그런데 진짜예요. 항상 즐겁고 행복하긴 했는데 올해 들어서 일을 할 때 뭔가 '아, 이게 재밌는 거구나'라는 느낌을 알게 됐어요. 저만의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 왔는데 점점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재미를 깨달은 것 같아요. 지금 제가 하는 방송들도 다 직접 참여하고 같이 고민하는 것들이잖아요. 이런 게 너무 재밌어서 올해는 쉴 생각이 없어요.

그 와중에 시간 나면 우선순위로 하는 일은?
음, 전시회에 가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바쁠 때 못했던 것들. 강아지 산책도 시키고, 인터넷도 보고, 수상스키도 타고, 되게 소소한 것들이에요. 하다못해 바지 수선을 한다든지. 하하. 뭐라도 찾아서 하려는 거 같아요.

계속 움직이는 스타일이군요.
네. 저는 시간이 좀 아깝더라고요

저는 시간은 안 아깝죠?
그럼요. 배고픈 것과 자는 건 철저히 챙겨요. 그 두 가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제가 예민해지니까 주위에서 다 도와줘요. 하하.

패션처럼 많이 접하다 보니 발견한 취향이 또 있나요?
기계를 좀 좋아하게 됐어요. 진짜 기계와 거리가 멀었는데, 요즘 이상하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신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제가 원래 새로운 게 나오면 항상 해봐야 하는 타입이라서요. 하하.

ⓒGRAZIA 에디터 박소영, 조세경, 포토그래퍼 김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