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07 키 김기범 디시人터뷰: 울트라 변신 샤이니(SHIN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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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방샤방한 미소를 날리며 "누난 너무 예뻐~"라고 노래하는 다섯 소년을 만났다.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SM이 야심 차게 준비한 남성 5인조 그룹 샤이니(SHINee)가 그들이다. 중3~고3까지의 반듯한 미소년들로 구성된 샤이니는 최근 '누나부대'를 이끌며 '국민 남동생'으로 급부상했다. 이는 과거 '소녀 떼'를 몰고 다니던 남성 아이돌 그룹과는 대조적인 모습니다.


올해 5월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샤이니는 신인 같지 않은 인기를 누리며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컨템퍼러리 밴드'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내세우며, 음악은 물론 춤과 패션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그래서 그런지, 무대 위에선 샤이니에겐 세련된 이미지가 풍긴다. 나이에 비해 성숙한 목소리와 젊음의 에너지를 내뿜는 듯한 몸짓에선 '대형신인'의 탄생을 짐작게 한다. 하지만, 작은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이들은 영락없는 10대였다. 무대 뒤에 감춰왔던 떨림과 풋풋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 것이다. 10개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일제히 이쪽을 향하여 '살살 다뤄달라'고 말하는 듯했다. 아직 자신들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엔 서투른 이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 걸까?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졌다.


(중략)


다른 멤버 분들은요? 샤이니 갤러리가 생긴 건 아세요?

Key : 종현 군이 들어갈 때 옆에서 잠깐 본 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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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사이트에 돌아다니는 샤이니 관련 영상 중에 태민 군이 단독으로 춤을 추다가 마이크를 건네받지 못해서 대신 들고 있던 Key 군이 쌍마이크 댄스를 췄던 모습이 포착된 적이 있거든요. 이를 보고 무대 뒤에서 혹시 혼나진 않았을까 걱정하는 팬들이 있어요.

온유 : (다들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한 표정) 아…. 앞으로 열심히 연습해서,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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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Key : 서로 격려를 해주기도 하고요. 슬럼프에 왜 빠졌는지는 자신이 가장 잘 아니까. 연습을 통해서 극복하려고 했어요.


멤버들 중에서 제일 연습벌레는 누구예요?

一 同 : 모두 열심히 해요. (웃음) 지금은 누구 한 명 도태되는 일 없이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거든요. 신인이잖아요.


대단하시네요. 어릴 때부터 꿈이 가수라고 들었어요. 막상 가수가 되니 기분이 어떻던가요?

Key : 오랜 꿈이었던 가수가 되어 무대에 서게 됐다는 일이 너무 감사하고.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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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니앨범의 수록곡이 다 좋다고 했지만, 그래도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을 것 같은데요? 한 분씩 말씀해 주시겠어요?

Key : 타이틀 곡을 제외하면, 저도 'Real'이란 곡을 좋아해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노래거든요.


방송에서 말고, 서로 편하게 부르는 호칭이 있을 것 같은데.

Key : 호칭은 따로 없고요. 그냥 서로 이름을 부르고 있어요. 대신 리더인 온유 형이 나이가 많으니까 다들 형이라고 브르고. 형에게는 다들 존칭을 쓰고 그래요.


현재 멤버 모두 합숙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함께 있으면서 겪었던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은데, 합숙 생활이 힘들거나 불편하진 않나요?

태민 : 가끔 시간 날 때마다 학교에 가는데요. Key 형이 먼저 일어나서 교복을 다려준 적이 있어요. 그때 정말 고마웠고. 또, 아주머니가 해주신 음식이 식으니까 다시 데워서 차려주고 Key 형은 멤버들에게 있어 엄마 같은 존재예요. (웃음)

Key : 멤버들이 찬밥을 먹는 게 안타깝더라고요. 제가 해주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원래 챙겨주는 걸 좋아해요. (웃음)

(중략)


Key 군은 대구에서 올라왔잖아요. 생각보다 사투리가 심하지 않은 것 같네요. 의식적으로 안 쓰고자 연습한 건가요?

Key : 어릴 때부터 서울에 있는 친척집과의 왕래가 잦아서 사투리는 잘 안 썼어요.


공식 홈페이지에 Key 군이 '뭥미가 뭐예요?'라는 글을 남겼죠? 그걸 보고 올려주신 질문이에요. 인터넷 용어는 잘 모르세요?

Key : 찾아보니까 '뭥미'라는 용어가 생긴지 얼마 안 됐더라고요. 그때는 잘 몰랐는데, 팬분이 댓글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이제는 무슨 뜻인지 알고 있어요. 다들 '뭥미' 그러는데, 무슨 뜻일까 많이 고민했거든요.


샤이니 갤러리에선 새벽에 '섹시한 기범 (Key 군의 본명) 타임'이라고 해서 이용자들이 Key 군의 사진만 집중적으로 올리는 시간이 있다고 해요. 팬들이 샤이니 멤버 가운데, Key 군을 가장 섹시한 남자로 꼽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Key : 그래요? 감사하죠. (웃음) 그런데, 제가 어디가 섹시한 지는 잘 모르겠어요. 부끄럽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론 짙은 눈썹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눈썹이 독특하다는 의견이 많더라고요. 이에 대한 콤플렉스나 불만은 없어요?

Key : 그런건 전혀 없었어요.


멤버들 중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사람이 누구예요?

종현 : 막내(태민)와 Key요.

(중략)


샤이니 첫 미니앨범 타이틀 곡 '누난 너무 예뻐' 때문에, 누나 팬들이 많이 생긴 걸로 알고 있어요. 이 때문에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연상 좋아하느냐?'였을 텐데요. 어쨌거나 여성팬들이 많이 생긴 건 확실하죠. 그렇지만, 샤이니는 남자 팬들도 많다고 들었어요. 기분이 어떠세요?

一 同 : (신기해하면서) 그래요? 몰랐어요. 저희를 좋아해 주신다니 너무 감사하죠.

(중략)


학교에서 잠자는 모습이 종종 포착돼 올라오더라고요. 평소 수면시간이 많이 부족한가요?

Key : 스케줄에 따라 매일 달라서요. 보통 연습으로 하루 일과를 마치기 때문에 꼭 늦게 자지 않더라도 다들 조금 피곤해 하는 것 같아요.

(중략)


정말이지, 바른 생활 그룹이네요. 꿈에 그리던 가수가 됐는데, 만약 오디션에 떨어져서 샤이니 멤버로 합류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쯤 뭘 하고 있을 것 같나요? (웃음)

Key : 계속 오디션을 봤을 것 같은데요?


그렇군요. Key 군은 유치원 때부터 꿈이 가수였다고 들었어요. 유치원 때 생각이 나요?

Key : 잘 생각은 안 나는데요. 유치원 졸업 앨범을 보니까 제 꿈이 '가수'라 적혀 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아 유치원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구나'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중략)


다른 분들은 어떤 계기로 그룹 샤이니에 합류하게 됐나요?

Key : SM 전국투어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어요. 오디션에 떨어진 경험이 있어선지 최종 합격했을 때는 정말이지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꿈만 같았죠.

(중략)


롤모델이 있는지 궁금해요. 해외든, 국내든. 어떤 사람을 닮고 싶고, 또 그 사람을 뛰어넘으려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Key : 앞서 데뷔한 선배님들이 다 존경스러워요. 막상 가수가 되고 보니 그런 생각이 더 강해졌어요.

(중략)


가수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 누구인지 궁금하네요.

Key : HOT, 신화 선배님들을 보고 가수가 되고 싶다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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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조금 바꿔 볼게요. 혹시 샤이니의 춤이 '마법의 안무'로 불리는 걸 알고 있나요?

一 同 : 마법의 안무? 그게 뭐예요?


어떤 거냐면요. 다른 가수의 노래에도 샤이니의 안무가 잘 맞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어디 단기 속성으로 가르쳐 주는 곳이 없나요?'라는 반응과 함께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어요.

一 同 : 아~ 신기하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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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연습실 문을 빠끔히 열고 들어갔을 때, "안녕하세요. 샤이니입니다"라는 우렁찬 함성이 반겨 순간 움찔했다. 군 생활을 해본 적은 없으나, 말년 병장이 갓 입대한 이등병들을 불러 앉히면 딱 이런 분위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를 내뿜는 샤이니가 이등병의 모습과 겹쳐 보인 것은 짓궂게 힘든 점을 캐물어도 "괜찮습니다"를 연발하는 이들의 대답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왠지 심술 맞은 말년 병장이 된 듯한 기분이 들어 되레 미안했다. 요즘 아이돌 그룹의 연령이 낮아졌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들이 유치원 때부터 가수의 꿈을 키웠다는 사실은 다소 충격이었다. 하지만, 오디션이란 숨 막히는 관문을 통과, 한 그룹의 일원이 되고자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이들의 진지한 꿈을 누구도 가벼이 생각하진 못할 터. 확고한 꿈을 갖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은 정말이지, 반짝반짝 빛나 보인다. (중략) 아이돌을 넘어 뮤지션으로 셩장하고픈 이들의 '울트라 변신'을 지켜보는 일은 어쩐지 흐뭇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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