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to me
K-패션으로 세상에 말을 건 샤이니 키.
2017 S/S 룩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서울 패션을 주제로 인터뷰를 하기 위해 샤이니 키와 마주했다. 다소 무거운 주제인 만큼 질문 하나하나에 신중히 답하던 그는 "K-패션에 대해 제가 논한다는 표현은 맞지 않고요, 좋아하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라는 말로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가 누구보다 K-패션을 사랑하고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이번 인터뷰에서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을 거다.
키에게 '나답게 입는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제 직업적인 시선으로 볼 때 패션은 저만의 경쟁력이에요.
그렇다면 만약에 가수가 아니라면, 키에게 패션은 다른 의미일 수도 있다는 건가요?
네, 맞아요. 제가 만약 가수가 아니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스타일일 거예요. 다시 말해 다른 동료 혹은 연예인들 사이에서 저만의 경쟁력을 갖기 위한 매개체가 저에겐 패션이죠. 평소 제 패션으로 인해 비쳐질 이미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편이에요. 어떤 스타일을 시도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질 거라 판단되면 그 룩은 절대 입지 않아요. 차라리 눈에 띄는 스타일을 선택하죠. 패션으로 인해 사람들의 시선이 저에게 쏠리는 건 즐거운 일이니까요.
평소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남의 말을 새겨 듣는 편인가요?
패션은 환경의 지배를 많이 받는다고 생각해요. 즉, 직업에 따라 어울리는 옷차림이 있듯 정답이 존재하진 않지만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는 스타일이 반드시 있죠. 특히 대중과 소통하는 직업을 가진 저는 그 좋음을 지키는 일이 당연하고요.
얼마 전 디자이너 강요한 실장이 이끄는 브랜드 '참스'와 콜레보레이션을 했어요.
처음에 샤이니 의상 디렉팅을 하면서 참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6, 7벌의 옷이 필요하면 각각의 룩을 모두 다르게 디자인하기도 하고, 샤이니만의 독보적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마음에 드는 옷을 직접 구입하기도 했죠. 또 원하는 디자인을 일러스트로 그려 옷을 제작하는 방법도 시도해봤어요.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마음이 잘 맞는 디자이너와 만나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러던 중 된 디자이너가 바로 참스의 강요한 실장이에요.
어떤 부분이 가장 잘 맞았나요?
어떤 의견을 말하면 늘 저와 비슷한 생각을 말하곤 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샤이니와의 협업으로 인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파트너라는 생각이 들었죠. 말 그대로 함께 하는 일이기 때문에 서로 시너지를 발휘할 때 더 가치 있는 일이니까요.
협업을 할 때 나만의 스타일을 고집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그런 경우 어떻게 조율하는 편인가요?
모든 분야와 모든 예술이 결속되어 있는 지금, 상대방의 파트를 무시해서는 안 돼요. 서로 취향을 존중한다는 걸 바탕으로 추가적으로 요구하고 싶은 부분은 아낌없이 소통하죠. 그게 성공적인 콜레보레이션을 이끄는 방법이 아닐까요? 참스 강요한 실장은 이런 면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키를 포함한 샤이니는 K-팝 열풍을 이끄는 대표 한류 스타예요. 평소 한류 문화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나요?
한국 음악, 뷰티, 음식 그리고 패션 등 'K'를 지칭하는 다양한 신조어가 탄생했어요. 그건 현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한류를 여실히 실감하게 하죠. 그런데 감사하게도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 저는 무대라는 큰 장치가 있고, 무대에서는 음악, 퍼포먼스 외에도 패션과 무대연출, 영상까지 수많은 장치가 곳곳에 존재해요. 모든 무대에서 서울 패션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저희 음악과 서울 패션이 함께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은 늘 가지고 있어요.
촬영하는 내내 그리고 인터뷰하는 동안 느낀 건데, 함께 작업하는 디자이너가 키 씨에게 정말 고마워할 것 같아요. 솔직히 이만큼 구체적으로 관여하고 서울 패션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분을 본 적이 없거든요.(실제로 촬영하는 동안 어떤 포즈를 취해야 옷이 잘 표현될 수 있을지, 그리고 판매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다.)
아니에요. 저만 노력하는 게 아니라 디자이너 역시 저희를 위해 노력해주는 부분이 분명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함께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해외 브랜드를 접할 기회도 많죠? 우리나라 디자이너 브랜드와 가장 큰 차이점이 뭔가요?
밀란, 파리, 뉴욕 등 우리나라보다는 패션에 있어 훨씬 진보적인 성향을 띤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우리나라 디자이너만의 개성은 분명히 존재하죠. 생각해보면 몇 년 전만 해도 저를 비롯한 많은 분이 개인 디자이너의 옷을 구입하는 게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어요. 지금은 영제너레이션을 포함해 패션계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도 현재 가장 핫한 국내 디자이너가 누군지, 또는 요즘 가장 눈에 띄는 옷을 발견하면 가장 먼저 어떤 디자이너 레이블인지 궁금해하잖아요. 이런 현상이 증명하듯 한국 패션은 현재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공항 패션에 관심을 갖고, 연예인의 일상 패션까지 관심거리가 되는 게 재미있지 않나요? 이토록 빠른 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에 해외에서 서울 패션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수순이에요. 호기심으로 접하게 된 서울 패션이 실제로 접해보고 나면 뛰어난 실력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국 디자이너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죠. 저희 팀이 한국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선호하는 이유도 바론 이런 점이고요.
앞으로 음악과 연기 뿐만 아니라, 패션에 관련된 다른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걸 해보고 싶으세요? 가능성과 별개로 자유롭게 상상해본다면.
음. 뭐 그리 대단한 걸 꿈꾸고 있는 건 아니에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가수로서 멋진 무대에서 좋은 노래 들려드리고, 연기자로 진정성 있는 연기 보여드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해요. 다만 지금 하고 있는 협업들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져 저뿐 아니라 모두가 좀 더 수월하게 이 과정을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키는 패션을 즐기는 사람 같아요. 뭔가의 대가를 바라는 게 아니라 그저 재미 있게 즐기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아, 그렇게 느껴지나요?(웃음) 제가 패션을 좋아하는 이유는 직선적이에요. 나의 현재 기분 상태,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는 세상에서 제일 폼나는 일이니까요.(웃음) 그리고 패션은 저에게 음악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기도 해요.
ⓒCeCi 에디터 최성민, 포토그래퍼 서준교, 메이크업 김주희, 헤어 임정호 AURA, 어시스턴트 주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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