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샤이니 키 김기범 코스모폴리탄 COSMPOLITAN 화보 인터뷰

화보 기사 인터뷰/인터뷰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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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샤이니 키

 

재즈 선율이 흐르고 커피 향과 클래식한 감성이 넘실거리는 거리. 샤이니 키와 함께 아날로그의 도시 샌프란시스코를 아주 천천히 거닐었다.

 

 

최근 바쁘게 지내는 걸로 알고 있어요. 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가 되는데요?

늘 바쁘게 살아온 편이지만 특히 올해 들어 유독 더 많은 일을 한 것 같네요. 굵직한 방송도 꾸준히 했고 지금도 이것저것 방송 일을 하면서 새로 들어갈 뮤지컬 <인 더 하이츠>를 준비하고 있어요. 정신없지만 제 작은 스케줄까지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는 팬들 덕분에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샌프란시스코에 온 것도 어쩌면 ‘일’의 일환이지만, 사실 저에게는 꿀 같은 휴식이에요. 책임감이나 부담감 같은 것을 내려놓을 시간이 좀 필요했는데 마침 이곳에 오게 돼 정말 좋네요.

 

샌프란시스코는 처음인가요? 

네, 처음이에요. 샌프란시스코 하면 떠오르는 것이 영화 등을 통해 익숙한 미국의 평범한 도시였어요.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생각보다 세련된 인상에 놀랐어요. 관광 시즌이 아니라 그런지 많이 붐비지도 않고 조용해서 편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정말 휴가다운 휴가를 보낸 기분이에요. 

 

해외 스케줄이 많은 연예인들이 “휴가 같아 좋아요”라고 말하는 걸 들으면 왠지 애잔해져요.

여기 오기 전에 정말 설레었어요. 특히 여기가 처음이라 더 그랬나 봐요. 미리 환전도 다 해놓고, 가서 어떤 옷 입을까 고민하고 그랬어요. 게다가 늘 사진으로만 보던 금문교를 직접 보니 정말 멋있더라고요!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 정말 스케일이 압도적이었어요. 저의 미천한 표현력으로 그 감흥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게 그저 안타깝네요.

 

이번 촬영 기간에 생일이 있었어요. 25번째 생일을 맞이한 기분이 어때요?

제가 사실 생일을 열심히 챙기는 스타일이거든요. 하하. 친한 사람들에게 한 달 전부터 예고를 했죠. 갖고 싶은 선물도 미리 말해주고요. 떠나기 직전에 친구들과 생일 파티도 하고 왔어요. 그래서인지 이번 샌프란시스코 여정 내내, 매일매일이 제 생일인 것 같아요. 특히 금문교에서 촬영을 마치고 스태프들이 준비해준 서프라이즈 케이크가 기억에 남아요. 스태프 누나가 새벽에 미역국을 끓여준 거며, 나파밸리 와이너리에 가서 맛있는 프렌치 요리를 먹으며 파티했던 것도 기억나고…. 사실 작년엔 제 생일날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힘들게 보냈거든요. 시간이 지나 이번 생일에는 생각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할머니가 보고 싶고 조금 우울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씩씩해야죠. 늘 그랬듯.

 

출국할 때부터 공항 패션으로 화제를 뿌렸어요. 의도한 콘셉트가 따로 있었나요?

아! 이번에는요,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니 청바지에 니트로 편안하게 매치했어요. 평범해 보일 수 있겠다 싶어 모자와 워커, 가죽 캠퍼스팩으로 포인트를 줬고요. 사실 그때 쓰고 온 빵모자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을 때 팬들이 저를 단번에 알아봤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스타일링에 가장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요?

다른 사람들과 달라 보였으면 해요. 그래서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는 편이에요. 저보다 훨씬 잘생기고 키도 크고 몸매도 훌륭한 남자 연예인이 많은데, 제가 그들 사이에서 경쟁하려면 저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평범하면 묻혀버릴 수 있으니 독특한 아이템을 활용하는 것도 좋아하죠. 작년에는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좋아했는데 요즘엔 어릴 때 즐겨 입던 록 시크 룩을 다시 입기 시작했어요. 고급스러운 느낌 한 가지만 추구하는 것이 제 나이에 아직 이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거든요. 그래서 최근엔 펑키하거나 익살스러운 스타일, 혹은 눈에 띄게 강렬한 스타일을 시도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강약 조절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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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키와 함께 감성의 거리를 거닐었다

 

패셔니스타로 손꼽히기도 해요. 하지만 역으로 그런 수식어 때문에 부담돼 옷을 고를 때 스트레스를 받진 않나요?

옷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잘 입는 사람도 많잖아요? 바쁜 와중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패션에 신경 쓰는 건 별로예요. 오히려 전 패션을 즐기고 있어요. 중요한 건 스타일 자체에 얽매이는 것보다 패션에 대한 애티튜드 아닐까요? 내겐 나에게만 어울리는 스타일이 있고 남들은 또 그들만의 스타일이 있잖아요. 패션 아이템을 저만의 스타일로 매치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어요. 물론 제가 입는 모든 옷이 좋은 평가를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요.

 

보통 고심 끝에 골라 입고 나온 옷이 맘에 안 들면 그날 컨디션이 엉망이 되고 하죠.

저도 그래요. 내 의도가 빗나갔다는 생각이 들면 하루 종일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꼭 다른 사람이 뭐라 그래서가 아니라 그냥 저 스스로 그래요.

 

스타일링할 때 참고하는 롤모델이 있진 않나요?

누군가를 롤모델로 정해놓고 그 스타일을 따라 하려고 하면, 결국엔 그저 흔한 스타일 중 하나로 보일 뿐 특별함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오히려 전 옛날 사진 자료 같은 걸 많이 찾아봐요. 그러면서 나한테 어울리는 스타일을 발견해 참고하다 보면 비슷비슷한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더라고요.

 

굉장히 야무진 프로페셔널의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저 안 그랬어요.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는 편이긴 하지만 은근 빈틈 많은 남자예요. 아, 그러고 보니 이번 촬영 기간 내내 제가 가장 먼저 일어났던 것 같네요. 하하. 셋째 날에는 다들 하도 안 일어나서 혼자 레스토랑에 가 팬케이크 먹고 왔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연예계에 몸담아왔어요. 지난날을 뒤돌아보면 어떤 소회가 드나요?

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가운데에서도 평저임을 찾을 수 있는 여유가 이제야 조금 생긴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연예인으로서의 삶에 익숙해진 터라 멍하니 시간을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대기실에 있을 때도 가만히 있게 되질 않아요. 이런저런 일을 굳이 찾아서 하는 편이고 뭐 하나라도 배우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에요. 뭘 해야 나에게 좋을지, 앞으로 남는 게 있을지 궁리하거나요. 아, 요즘은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면서 건강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항상 머릿속에 일과 관련된 생각이 가득 차 있는 거네요? 그러면 평소 ‘진짜’ 쉴 때면 뭘 하나요?

마사지를 받거나 강아지와 놀거나 운동을 해요. 가끔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요. 아, 갑자기 강아지 얘기하니까 저희 꼼데랑 가르송이 너무 보고 싶네요. 잘 지내고 있나 모르겠네!

 

가끔 만나는 그 친구들이 누군지 궁금하네요. 만나면 뭐 하고 노는지도요.

모델 기범이와 가장 자주 만나요. 동네가 가까워 더 자주 만나게 됐어요. 기범이랑 만나면 술을 마시거나 쇼핑을 해요. 커피 마시면서 수다도 떨고, 여느 20대 친구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요. 요즘은 뮤지컬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도 자주 만나요.

 

이제 곧 집으로 돌아가요. 일상으로 복귀하면 ‘김기범’에서 다시 ‘샤이니 키’가 되겠죠. 여행지에서 수시로 팬들과 마주치며 자각하긴 했겠지만, 조금은 일상과 동떨어진 상태에서 팬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또 다를 것 같네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알아보는 팬들이 있었어요. 공항 패션 기사에 뜬 제 모자와 옷을 보고 알아보셨대요. 유니언스퀘어에서도 팬을 만났어요. 가장 번화가니까 왠지 제가 있을 것 같아 무작정 돌아다녔대요. 이렇게 세계 곳곳에 팬이 있다는 게 아직도 신기해요. 다 와이파이의 은총이죠. 어쩌면 전 정말 좋은 시대를 타고난 게 아닐까 생각해요. 너무 감사한 일이죠. 이곳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은 시간 흠뻑 즐기고 가겠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조만간 뮤지컬 무대를 통해 찾아뵙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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